공인중개사 1차 면제는 많은 수험생이 부러워하는 혜택이다.
실제로 나 역시 첫 시험에서 1차 시험에 합격하면서 다음 해에는 2차 시험만 준비할 수 있는 유예생이 됐다. 당시에는 부담이 크게 줄어든 만큼 합격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1차 시험을 다시 보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는데도 2차 시험에서 불합격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공부를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다만 1차 면제라는 안정감 속에서 조금씩 긴장감이 풀렸고, 그 결과가 시험장에서 나타났던 것 같다.
이 글은 내가 첫 시험에서 1차 합격, 두 번째 시험에서 불합격, 그리고 세 번째 시험에서 최종 합격하기까지의 경험을 기록한 이야기다.
첫 시험, 1차 합격으로 자신감을 얻다
처음 공인중개사 공부를 시작했을 때는 직장 생활과 병행해야 했다. 퇴근 후 책상에 앉아 강의를 듣고, 주말에는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오랜만에 하는 시험 공부였고, 민법과 학개론도 처음 접하는 내용이 많았다.
그렇게 준비한 첫 시험에서 다행히 1차 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다.
비록 2차 시험은 통과하지 못했지만 실망감보다 자신감이 더 컸다. 적어도 내가 이 시험을 끝까지 따라갈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다음 해에는 1차 시험이 면제된다는 점이 크게 느껴졌다.
당시에는 솔직히 다음 시험은 조금 더 수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1차 면제였는데도 떨어졌다

두 번째 시험은 지금도 가장 아쉬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1차 시험을 준비하지 않아도 됐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주변에서도 “이번에는 충분히 합격하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나 역시 비슷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왜 떨어졌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공부 시간이 부족했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첫 시험 때보다 마음가짐이 달라졌던 것이 더 큰 문제였다.
첫 시험 때는 절박함이 있었다. 하루를 허투루 보내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공부했다.
반면 두 번째 시험 때는 마음 한구석에서 “그래도 이번에는 되겠지”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공부는 하고 있었지만 첫 시험 때만큼 간절하지는 않았다.
아직 합격하지도 않았는데, 마음은 이미 합격에 가까워져 있었던 것이다.
가장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
두 번째 시험 결과를 확인했을 때 충격은 생각보다 컸다.
불합격 자체도 힘들었지만, 더 큰 문제는 1차 시험 면제 혜택이 사라진다는 사실이었다.
다음 해에는 다시 민법과 학개론부터 시작해야 했다.
솔직히 말하면 이때가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가장 포기하고 싶었던 시기였다.
“이걸 또 처음부터 해야 하나?”
책을 펼치는 것조차 싫었던 날도 있었다.
직장 생활은 계속해야 했고, 다시 1차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현실은 생각보다 무겁게 다가왔다.
주변에서는 이제 그만해도 되지 않겠냐는 이야기도 들었다.
나 역시 포기에 가까운 생각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남편의 응원이 없었다면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그때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사람은 남편이었다.
나는 이미 마음이 많이 지쳐 있었지만 남편은 끝까지 다시 해보자고 말했다.
이미 한 번 1차를 합격했던 사람이니 다시 준비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이야기해줬고, 지금까지 공부한 시간이 아깝지 않냐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말들이 큰 힘이 됐다.
만약 그때 혼자였다면 정말 시험을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결국 마음을 다시 다잡고 처음부터 차분하게 공부를 시작했다.
예전처럼 조급하게 하기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채운다는 생각으로 공부했다.
세 번째 시험 끝에 합격
세 번째 시험은 첫 시험 때의 절박함과 두 번째 시험 때의 실패 경험이 함께 있었던 시기였다.
이번에는 방심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이미 한 번 떨어져봤기 때문에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았다.
기출 문제를 반복해서 풀었고, 취약 과목을 꾸준히 보완했다.
무엇보다 “이번에는 꼭 끝내자”는 마음이 강했다.
그리고 결국 세 번째 시험에서 최종 합격할 수 있었다.
합격자 발표를 확인하던 순간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첫 시험 때의 기대감, 두 번째 시험 때의 좌절감, 그리고 다시 시작했던 시간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지금 생각하는 두 번째 시험 실패 이유
지금 누군가 나에게 두 번째 시험에서 왜 떨어졌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답할 것 같다.
공부를 안 해서가 아니라 방심했기 때문이다.
공인중개사 1차 면제는 분명 큰 혜택이다.
하지만 유예생이라고 해서 합격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긴장감이 느슨해지기 쉬운 시기이기도 하다.
나는 그 함정에 빠졌고, 결국 한 번 더 돌아가는 길을 선택하게 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경험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만약 지금 1차 면제를 받은 상태라면 과거의 나처럼 안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합격은 시험장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결정되지 않는다.
나 역시 한 번의 실패를 경험한 뒤에야 그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공인중개사 1차 면제였는데도 떨어졌다. 직장인 수험생의 세 번째 도전기”에 대한 3개의 생각